나는 어떤 사람일까..?
무엇을 담기 이전에
하나쯤은 내려놓아야 한다는 걸
덜어야 한다는 걸
담으려는 것이
큰 것이면 큰 것일수록
더 많은 자리를 비워야 한다는 걸
놓치고 싶지 않으면 않을수록
포기하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도 함께 버려야 한다는 걸
그래서 채우는 것보다
비우는 것이 더 어렵다는 걸...
당신 앞에 커다란 가방이 있습니다
그 앞에는
여러 가지 작은 공들이 놓여 있죠
건강,행복,가족,돈,명예,성공,사랑,아름다움...
자 이제 정해진 시간 안에
공들을 골라
가방 안에 넣으면
모두 당신의 것이 됩니다
이제부터 시~작..!
이제 정해진 시간이 끝나고
가방을 열어 봅니다
그 가방 안에
제일 많이 담겨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것은 정말 원했던 것인가요..?
허투루 살아가는 것 같은
나를 용서할 수 없어서
늘 알수 없는 계획과
다짐들을 늘어놓는다
그렇지만 스스로 세워 놓은 계획과
다짐들을 지키지 않는
나를 용서할 수 없다
그렇게 용서되지 않는
나와의 오랜 싸움
그냥 다짐을 하지만
가끔은 계획에 없던 일에서
행복을 찾을 수도 있고
계획했던 일이
나에게 실망을 줄 수도 있어
그냥 가끔은
우리가 맘 먹은 대로
그렇게 자유로울 순 없을까..?
지금이다 생각이 들면 움직이는 거야
너만 바라봐 주는 여자이길 바래..?
네게 조금 소홀하더라도
내 일을 열심히 하는 여자이길 바래..?
이런 질문을 받으면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결국 나만 바라보지만
자기 할 일은
똑 부러지게 하는 여자를 원하는 거겠지..?
엄마이고
아내이고
싹싹한 부하직원이면서
믿을 만한 상사
이 버라이티한 무게가 여자들을 누른다
나 역시
이 두 가지 미션 속에서
매번 고민하고 버거워하며 살아간다
일하는 여자
살림하는 여자
세상은 여자를
이 두 가지로 분류하고
이 두가지 모두를 요구한다
그렇다면 난 여자야..? 남자야?
집에서 살림하는 여자
음식도 잘하고 빨래도 잘하고
청소도 잘하는 여자를 원하면서도
이 모든 것을
너무나 잘하는 여자를...
살림만 하는 여자..?
살림밖에 못하는 여자라고 말해버린다
한번 해 보라지
얼마나 힘든데
얼마나 어려운데
얼마나 아름답고 고귀한 일인데...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든
좀 더 자랑스럽게 좀 더 당당하게
그리고 그런 자신을
좀 더 칭찬해 주었으면 좋겠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충분히 그럴만 하니까...
세상을 바꾸는 힘...
딱히 기억나는 추억도 없다면
그 사랑은 불쌍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추억을 붙잡고 있기 위해
의미 담겨 있는 모든 것들은
간직한 채이어야 할까..?
아니면 내 마음과 함께
떠나보내야 하는 걸까..?
추억이 많은 미련한 사람일 것인가..?
추억도 없는 불쌍한 사람일 것인가..?
어떤 사람이 될지는
사랑을 해 보기 전엔 모르는 거겠지
그래 중요한 건
예쁜 입으로는 사랑의 노래만 부르기를...
나를 바꾸고...
나를 바꾸고
그렇게 세상을 바꾸는 힘이다
가리기와 보여주기...
보여 주는 모습만 보여주고
가리고 싶은 모습은 숨긴다
타인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싶으니까
내 부끄러운 모습을
감추고 싶으니까
나만이 알고 싶은 것들
온전히 내 것인 것
나도 만들고 싶지 왜 안그렇겠어
아무도 넘볼 수 없는
방해받고 싶지 않은...
나는 그렇다
혼자만의 시간
혼자만의 공간
너무 외로워서
사람들 속에 끼어 있고 싶지만
그렇게 사람들 속에 있는 순간에도
혼자만의 시간을 원하게 된다
안 되겠어
나만의 데이를 만들어야지
한 달에 한번씩 '현주데이"
나는 매월 15일
당신은 며칠이 좋으세요...?
p152
출처:현주의 손으로 짓는 이야기 (김 현 주 "지음")
이미지:한나무 님
편집:2011/10/26 睡蓮 (희망,사랑,행복,감사 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