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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avel Germany (독일 여행기를 시작하면서)
    ◆ 청취자세상/┗⌒여행과 음악 2014. 6. 16. 01:04

     

     

    뒤셀도르프에서

     

     

     

    "언제나 이명(耳鳴)처럼 귀에 쟁쟁한 세계적 명곡의 산실을 방문할 때마다

    내게 느껴진 것은 귀향감(歸鄕感)이었다.

    남유럽의 이탈리아에서 북유럽의 노르웨이까지,

    동유럽의 체코에서 유럽 서단의 아일랜드까지,

    그리고 지중해의 마요르카 섬에서 미국 남부의 스와니 강까지,

    세계 명곡의 음역(音域)은 넓었다.

    노래하듯 즐거운 여행이었다."

    김성우님의 <세계의 음악기행> 서문에서

     

     

    라이프치히 Leipzig 에서

     

     

    프로필에서 말씀드렸듯이 한국일보 논설위원이셨던 김성우님의

    <명곡의 고향을 찾아, "세계의 음악기행">이라는 책을

    오랫동안 교과서처럼 두고 읽으면서 음악기행을 꿈 꾸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몇 년간 오스트리아 잘스부르크를 시작으로 체코의 프라하, 프랑스의 여러 도시들,

    이태리 북부의 여러 도시 등을 다녀 보면서 유럽의 매력에 푹 빠져 지냈습니다.

    그러나 최근 여행을 선뜻 떠날 수가 없어서 이제는 나의 음악기행도

    여기에서 미완성으로 끝나고 마는가...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는데

    이번에 다시 독일에 가게 되었습니다.

     

     

    할레 Halle에 있는 헨델의 생가(뮤지엄)

     

     

    유럽이 다른 볼거리도 무궁무진한데

    음악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클래식음악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왜 하필이면 음악가들의 무덤이나 생가, 등 자취를 찾아다니는지...

    그냥 여행사 따라서 다니면 될 것인데 젊지도 않은 이 나이에

    제가 생각해도 무모하고 용감하기도 합니다.

     

     

     

     

    J9D18003-1s.jpg 

    아이제나흐와 인접해 있는 바르트부르그 시티 (높은 곳에 바르트부르그 성이 있습니다.)

     

     

    이번 독일 음악기행은 가고 오는 날을 제외하고는 닷세 뿐이었고

    음악에 관련되어 방문한 도시가 5군데였습니다.

    베토벤의 생가가 있는 본 Bonn,

    라인 강에 투신하였던 슈만의 자취가 있는 뒤셀도르프 Dusseldorf,

    헨델의 생가가 있는 할레 Halle,

    바흐가 27년간 합창장을 지낸 교회가 있는, 그리고 멘델스존이 활동하였던 도시 라이프치히 Leipzig,

    바흐의 생가가 있는 아이제나흐 Eisenach,

    아이제나흐에는 바르트부르그 Wartburg 성(城)이 있는데

    이곳에는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가 1년간 감금되다 시피 갇혀 지내면서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한 방이 성 한쪽 구석에 있었습니다.

    마틴 루터 역시 "내 주는 강한 성이요" 등 많은 찬송가를 작곡한 분이기도 합니다.

     

     

    아이제나흐에 있는 바흐의 생가가 있는 바흐뮤지엄 (오른쪽에 바흐의 동상이 보입니다.)

     

     

    베를린과 브람스의 고향인 함부르크에도 들리고 싶었지만 빠듯한 일정으로

    이번 여행에서는 제외되었고 대신 고흐의 박물관이 있는 Amsterdam을 들렸습니다.

    뒤셀도르프와 프랑크푸르트에서는 동생의 관심이 많은 현대미술관도 들릴 기회를 갖었고

    암스텔담에서도 고흐의 박물관과 현대미술관을 들리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닷새를 지내고 동생을 서울로 떠나보내고 이틀을 독일에서 더 지내면서

    하이델베르그와 프랑크푸르트의 미술관을 다시 들리기도 했습니다.

     

     

    IMG955243-1s.jpg

     

     

     

    일주일 동안 거의 1900 km...

    속도제한이 없다는 독일의 아우토반을 달리면서 그 이유를 알 것같았습니다.

    시속 130, 140 km를 달리기도 했는데 길이 좋아서 였는지

    미국에서 110km 정도 달릴 때보다 훨씬 안정감이 느껴지더군요.

     

     

    하이델베르그에서 만난 거리의 음악가들

     

     

    여행은 한편으로 고생입니다. 사서 하는 고생...

    낯선 도시, 그것도 말한마디 못하는 외국에서 가이드도 없이

    개인적으로 다니는 것이 얼마나 외롭고 힘든 일인지....ㅋㅋ

    그러나 그러한 고생도 오랫동안 꿈 꾸던 곳을 찾아다니는 즐거움을 빼앗지는 못했습니다.

    김성우님의 말씀처럼 정말로 "노래하듯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다만 일정이 빠듯하여 찬찬히 다 찾아다니지 못하고 수박 겉핱기식으로 다녀와서

    이런 기행기를 쓴다는 것이 죄송스러울 뿐입니다.

     

     

     

     

     

    흐르는 음악은 베토벤의 첼로소나타 5곡 중에서 가장 유명한 3번 A장조, Op. 69입니다.

    로스트로포비치와 리히터의 연주입니다.

     

    I.   Allegro ma non tanto

    II.  Scherzo (Allegro molto)

    III. Adagio cantabile - Allegro vivace

     

    위의 사진은 뒤셀도르프의 모던아트 뮤지엄에서 만난 Arman (1928-2005)의

    <조각난 첼로> , Sliced cello mounted on wood입니다. 

    나무판 위에 실제로 첼로를 잘라서 올려 놓은 것입니다.

    이곳에는 같은 작가의 <부서진 바이올린> 이라는 작품도 있었습니다.

     

    Modern Art에 관심이 많은 아마추어 화가인 동생은 이렇게 조각난 첼로를 보고

    '부서지고 갈라지고 망가진 현대인들의 모습'이라고 평을 하더군요.

    물론 저도 동감이었지만 한편으로 무식한 저는

    '참...어쩌자고 멀쩡한 첼로를...아까워라...

    성질이 괴팍했다는 베토벤(1770-1827)이 이것을 보았으면 뭐라고 했을까?

    아마 심하게 얻어 맞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했구요. ㅎㅎ

    한 사람은 이토록 불후의 명작인 첼로 소나타를 작곡하고 

    150 여년 뒤의 한 사람은 첼로를 이렇게 부셔버리고..ㅋㅋ

     

    여행기 계속됩니다.

    감사합니다.

    트리오(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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