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수 없이 많은 아티스트들이 평단의 무수한 별 세례를 받고도 대중들에게 외면당하고 사라졌던 반면 케이티 멜루아는 운 좋게도 평단과 대중이 유착한 사례에 속한다. 2003년 말 발매된 그루지아 출신의 열아홉 살 소녀 케이티 멜루아의 [Call Off The Search]는 18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2004년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으로 기록되었고 [로얄 앨버트 홀]에서의 공연은 전회 매진을 기록하는 등 그녀는 화제 만발의 스타로 떠올랐다.
이어 지난 9월 말에 발표해 앨 범 차트 1위를 기록한 두 번째 앨범 [Piece By Piece] 역시 전작에 준하는 판매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소포모어 징크스''라는 말을 준비하고 그녀를 공격할 준비를 하고있던 평론가들에게도 최고의 호평을 받고 있다 . 그 뿐 아니라 넬슨 만델라의 초청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공연을 했고, 퀸 멤버들의 열렬한 구애에 힘입어 러시아 크렘린 궁에서 ''Too Much Love Will Kill You''를 그들과 함께 부르기도 했다.
흥분하기 좋아하는 영국의 평 론가들은 ''노라 존스에 대한 영국의 대답''이라며 케이티 멜루아를 자랑스럽게 여기저기에 뿌리고 다니느라 바빴지만 사실 케이티 멜루아가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꼬리표는 바로 ''제 2의 노라 존스''일 것이다. 단지 이지 리스닝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특징과 (비율의 차이가 있지만) 재즈와 블루스, 포크를 적절히 혼합한 음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빼고는 특출하게 닮은 점은 찾아보기 힘들다.
음반 전체를 들어보면 금방 느끼 겠지만 기실 두 아티스트가 뿜어내는 분위기 자체가 아예 다르고 굳이 차이를 말하자면 노라 존스의 음악은 컨트리의 영향을 받은 재즈이고 케이티 멜루아의 것은 포크의 영향을 받은 블루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사 실 이런 분류도 상당히 도식적인 것이긴 하다). 그러니 자기 만의 분위기와 음악으로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이마와 뒷통수에 ''제 2의 노라 존스''를 달고 다녀야 했던 케이티 멜루아는 상당히 억울해 할 수 밖 에.
- 52street. 2006년 01월호 장민 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