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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출을 기다린 도시, 로시니의 고향 페사로
    ◆ 청취자세상/┗⌒여행과 음악 2012. 2. 14. 07:57

     

     

    바보같이...

     

    베네치아(베니스)에서 일박을 하고 더 머물고 싶었지만

    너무 복잡하여 베니스를 도망치듯이 배를 타고 빠져나왔는데

    베니스를 떠나기 전에 우리는 또 바보같은 실수를 하였습니다.

     

    분명 그 전날 주차장에 차를 세울 때 위치에 대한 표시가 왜 없나를

    의아해 하면서도 위치를 확인하지 않고 그냥 주차장을 빠져 나왔기에

    자동차를 찾으려고 하니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디즈니랜드 같은 곳에 차를 주차할 때 위치를 정확히 외워두지 않으면

    곤혹을 치르는 것을 너무나 잘 아는 우리인데 왜 그런 실수를 했는지...

     

    날은 덥고 가방을 들고 5층 건물인 주자창을 아래 위로 다니면서 찾았지만

    차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빌린 차 번호판도 기억하지 못하고 얼마나 헤메였는지,

    결국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의 도움으로 사무실에 가서 컴퓨터로 검색을 하니

    그동안 1층에서 5층으로 찾고 다녔던 차는 엉뚱하게도 지하층에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지하는 1층 밖에 없어서 위치 표시가 없었던 것이었고

    주차하고 나올 때도 쉽게 밖으로 나왔었는데 지하에 내려가 볼 생각도 못하고

    엉뚱한 곳에서 헤메인 것을 생각하니 너무도 기가 막혔지만 그래도 차를 찾았으니

    안도의 한숨을 내 쉬고 베니스를 떠나 페사로를 향했습니다.

     

     

     

    From: Venice, Italy To: Pesaro Pesaro e Urbino, Italy

    베니스에서 페사로로...

     

     

     

    페사로(Pesaro),

     

    작곡가 로시니(Gioachino Antonio Rossini, 1792-1868)의 고향으로

    로시니 음악원이 있는 이태리 동부의 작은 바닷가 도시라는 것만 알고

    우선 로시니 음악원 주소를 GPS에 입력하고 남쪽으로 약 300 km,

    서너시간쯤 걸릴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고 베네치아를 출발하여 남쪽으로 달리는데

    갑자기 하늘이 잔뜩 흐려지더니 비가 쏟아졌습니다.

    시원해서 좋았지만 잘 알지도 못하고 처음 가는 길이라

    은근히 걱정스럽기도 했습니다.

     

    한참 가다보니 다행이 비는 그치고 고속도로를 내려서 GPS가 가르쳐주는대로

    아주 좁은 길을 꼬불 꼬불 들어가니 로시니 음악원 앞에 도착합니다.

    그러나 일요일 저녁이라 학교는 문이 닫혀서

    학교 안에 있다는 로시니의 동상은 볼 수가 없었습니다.

     

     

     

    로시니 음악원 (Conservatorio di Musica, G. Rossini)

     

     

     로시니는 페사로에서 태어나 살다가 13세때 가족과 함께 볼로냐로 이사를 했고

    1815년 23세 때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작곡했고 1829년 37세에

    오페라 <윌리암 탤>을 마지막으로 오페라를 더 이상 작곡하지 않았습니다.

     

    1850년 볼로냐에서 피렌체로 이사를 했고 1855년에는 이태리를 떠나 파리로 가서

    1868년에 그곳에서 생을 마감하고 파리에 페르 라 쉐즈 묘지에 묻혔다가

    나중에 시신은 피렌체의 산타 크로체 성당에 옮겨지고 파리의 묘지에는

    큰 대문같은 빈 무덤만 있습니다.

     

     

    다른 음악가들에 비해서 로시니는 생전에도 많은 재산을 누리고 살았는데

    죽을 때 유언으로 고향에 음악원을 설립하기를 희망해서 2백만 리라를

    페사로 시(市)에 기증을 하여 1882년에 창설된 로시니 음악원입니다.

    그러기에 페사로에서는 로시니를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일요일이라 음악원 문이 굳게 닫혀 있어서 아무 것도 보지 못하고

    학교 앞에 차를 둔 채로 골목길을 따라 좀 더 들어가니

    조금 번화한 시내 광장 한쪽에 로시니 오페라 극장이 보였습니다.

     

     

     

    로시니 음악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로시니 오페라 극장(Teatro Rossini)

    여름 오페라 페스티발이 끝나고 문이 굳게 닫혀져 있습니다.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윌리암텔" 등으로 유명한 작곡가 로시니와는

    무슨 인연이 이렇게 많은지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방을 여행할 때도 

    그 지역의 세비야(세빌리아)는 그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배경이 된 도시였고

    (http://blog.chosun.com/triocavatina/53845233)

     

     파리에 갔을 때도 찾아간 공동 묘지 페르 라세즈에는 로시니의

    빈무덤이 있었고 이태리에 와서도 그의 고향인 페사로까지 찿아왔고

    그의 묘지가 있는 피렌체의 산타 크로체 성당도 찾아갔었고,

    스위스의 알트도르프에 있는 윌리암텔의 동상도 찾아갔던

    (http://blog.chosun.com/triocavatina/5876456)

    오지랍 넓은 첼로입니다.

     

     

     

     


     


    다음 날 낮에 페사로의 시내를 돌다보니 민주당 전당대회를 준비하느라

    분주해 보였던 도심에 매년 여름 열리는 "로시니 오페라 페스티발"이 이미 끝났지만

    곳곳에 아직도 남아있는 홍보용 그의 모습이 보여서

    로시니의 고향임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로시니 음악원과 오페라 극장을 보고 나니 날이 저물어 버렸습니다.

    숙소를 정하지 못해서 인터넷에서 찾은 호텔에 전화를 하니 방이 없다고 하면서

    다른 호텔을 소개해주어서 전화로 하룻밤을 예약을 하고 찾아가는데

    도심을 조금 지나 바닷가 쪽 호텔들이 줄지어 있는 곳에 있는 호텔인데

    이름이 거창합니다.  Alexander Museum Palace Hotel...

     

    체크인을 하는데 view가 있는 방과 없는 방이 20유로 차이라고 합니다.

    이곳까지 왔으니 바닷가 전망이 있는 방을 택해서 방에 올라가니

    와!, 방이 사치스럽지는 않았지만 바로 바닷가에 있어서

    이미 날이 어두워져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어두워지는 하늘과

    바닷물결,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장과

    접혀진 파라솔들을 보니 가슴이 마구 설레였습니다.

     

    늦었지만 호텔 식당에 가서 저녁 식사를 간단히 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일출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 잠을 청했습니다.

     

    그러나 잠이 쉽게 올리가 없지요.

    자다 깨면 밖을 내다 보고, 아직 깜깜해서 아무 것도 안 보이니

    다시 잠을 청하고...그러기를 여러번 반복하느라 잠을 설쳤습니다.

     

    이국 땅 어느 바닷가에서 하룻 밤 잠을 좀 설친들 어쩌리요...

     

     

     

     

     

     

     

     

     

    동이 트기 시작하면서 사진 찍는다고 베란다를 들랑 날랑 하다가

    해가 완전히 뜨고 나서야 카메라를 메고 바닷가 모래 사장을 걸었습니다.

     

     

     

     

    이 바닷가가 바로 아드리아 해(海),

    세계에서 가장 푸르다는 바다이고 바닷가 모래사장은 명사 십리,

    이태리 최고의 휴양지로, 마침 여름이 다 지나고 9월의 어느 월요일 아침이라

    바닷가는 너무 조용하고 비치 파라솔들은 다 접혀 있었지만

    주말에는 이곳 저곳에서 찾아 오는 사람들로 상당히 붐빌 것이라는 것은

    바닷가를 따라 줄지어선 호텔들로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italy_trip_1796[1].jpg

     

     

     

    Alexander Museum Palace Hotel...

    알렉산더 박물관 궁전 호텔...

    우리가 묵은 호텔은 3 스타 호텔이지만 각 방마다 방문에 그림이 붙어 있고

    아래층 홀에는 조각품들과 그림들이 전시되어 호텔 이름대로

    박물관같은 분위기의 호텔이었습니다.

     

     

     

     

     

    호텔 방을 떠나기 전에 아쉬운 마음에 또 한 컷을 찍었습니다.

    낮이 되니 바닷가에 몇몇 사람들이 나와 있고 비치 파라솔도 몇개 펴지고

    비치에서 느긋하게 한 두시간이라도 있지 못하고

    우리는 또 떠나야 했습니다.

     

     

    페사로를 떠나 피렌체로...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라는

    박목월님의 詩가 생각나네요.

     

     

    江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박목월-

     


     

    Gioachino Rossini

    오페라 "The Barber of Seville"의 서곡 Overtur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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