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Endless Love (Lionel Richie) 2. My All (Mariah Carey)
3. Libertango (Astor Piazzolla) 4. Do You Know Where You're Going To
5. The Deer Hunter - Cavatina (Stanley Myers)
6. My Heart Will Go on 7. Pavane Lachryme
8. La Vie En Rose (Gilles Valiquette)
9. I Will Always Love You (Dolly Parton)
10. Simple Song (Marc Van Roon)
11. Angel Eyes (Ear Brent)
정제된 로맨틱 재즈의 매력
1984년에 네덜란드에서 창단된 European Jazz Trio (이하 EJT)는 아이러니컬하게도 현재 그당시 창단 멤버가 아무도 남아있지 않은 팀입니다. 이들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안겨준 두 번째 앨범 Norwegian Wood 에서부터 피아니스트만 빼고 나머지 베이시스트와 드러머가 교체되었는데, 이들이 아직까지 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프란츠 회벤'과 '로이 다쿠스'라고 합니다. 95년에는 창단멤버이자 리더격인 피아니스트 카렐 뵈리도 팀을 탈퇴하고, 새 피아니스트로 마크 반 룬이 팀에 들어오게 되어 현재 EJT의 라인업이 갖춰졌습니다. 오리지널 멤버가 한명도 남아있지 않은 재즈트리오의 모습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정체성이나 음악적 방향에 한번쯤 의구심을 품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이들의 음악을 많이 들어보기 전에는 팀내의 멤버교체에 관한 히스토리를 듣고서 비슷한 생각을 했었는데요. 그러나 신기하게도 이들의 초기앨범들과 현재의 라인업이 갖춰진 상태에서 녹음된 최근작들까지... 스탠다드 넘버에 관한 연주 및 해석에서 예전부터 줄곧 샛길없는 외길로만 걸어온 듯 일맥상통하는 분위기를 느끼게 됩니다. 아마도 주로 귀에 익은 스탠다드 넘버들을 녹음해온 EJT의 레코딩 및 연주활동에서 멤버교체에도 불구하고 줄곧 일관된 팀컬러, 또는 전통을 유지할 수 있었던게 아닌가 하네요. 폴 맥카트니의 Norwegian Wood를 비롯해 조지 거쉰의 Summertime 등을 비롯해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와 비제의 카르멘 등 클래식 작품을 재즈로 소화해내는 그들의 역량, 즉 20년이 다되어가는 세월동안 늘 귀에 익숙한 멜로디의 테두리안에서 그들만의 해석을 해왔던 것이죠.
이번에 소개해드리는 Libertango라는 앨범에는 아르헨티나 탱고음악의 거장 Astor Piazzolla의 Libertango를 비롯해, Lionel Richie의 Endless Love, 영화 Titanic의 Love theme인 My Heart Will Go on, 영화 마호가니의 주제곡이었던 Do you know where you're going to, Cleo Laine이 불렀던 영화 Deer Hunter의 주제곡 Cavatina 등 팝넘버들까지 비교적 광범위한 내용의 곡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다소 다양한 장르의 리스트로 산만하거나 앨범의 집중도가 떨어질 수도 있지만, 17년이라는 긴 정제의 시간을 통해 만들어진 EJT의 스타일로 트리오에서 맛볼 수 있는 유기성이 더해져 앨범안에서 하나의 통일성이 깨지지 않고 잘 유지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앨범안에 고스란히 녹아있는 유럽재즈 특유의 서정미와 로맨틱함을 느껴보시길...
2003. 12. 01